Past Exhibition
b. 1982, Korea
유지인의 “north” 시리즈에는 북한의 인쇄매체에서 따온 갖가지 아이콘과 선전문구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이어 붙인 거울 조각 안에 심어져 있다. 우리는 작품을 통해 종교와 이념이 세속화 되어 통치 수단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기독교를 포함한 여러 종교에서 선한 신은 빛으로 등장했으며, 무지몽매한 자들을 일깨우는 계몽 역시 어둠의 세계에 빛을 전파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이성적인 작업임에도 사람들의 감성을 어루만지며 그들의 정신 속을 파고들었다. 북한의 프로파간다 역시 마찬가지다. 수령을 아버지(father), 당을 어머니(mother)로 섬길 것을 요구하며 동일한 악의 대상을 설정하고 공동의 승리가 미래에 환희를 가져다 준다는 환상을 심어 놓는다.
스테인드글라스 연작 이외에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K2 시리즈는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긴장감 속에 70여 년을 지내온 한국의 현실을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다. 길고 긴 분단의 중심에는 오랜 대치가 낳은 피로함과 무력함이 자리하고 있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이 긴장의 역사는 전쟁과 폭력의 상징같은 K2를 이제는 티비나 영화에서 볼 법한 소재로, 혹은 흥미를 이끌어낼 오브제로 변모시켜 놓았다. 한반도 특유의 정치, 사회, 문화적 환경을 바라보는 80년대생 작가의 시선이 흥미롭다.